이곳에 들어서게 되면 시커님은 각기 다른 분위기의 크리스마스를 마주할 것입니다. 잠시 눈을 감으세요. 그리고 일상의 답답함에서 벗어나 행복이 가득한 크리스마스 세상에서 눈을 뜹니다. 방에 들어가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소파에 앉아서 큐레이션된 음악에 리듬을 맡기고, 준비된 크리스마스 레시피를 보며 맛과 향을 느껴보세요.
시커님이 보내고 싶은 크리스마스는 어떤 방인가요?
#즐거움 #따뜻함 #화기애애
방 안에 발 디딜 틈이 없군. 뭐, 상관없다. 츄르를 먹어 배가 부르니 내가 제일 좋아하는 푸프에 가서 앉는다. 방금 전까지 백개먼 게임을 하며 웃고 소리 지르던 사람들이 이제 음악을 들으려는 모양이다. 고개를 까딱대고, 다리를 흔들거리는데.. 춤추는 건가? 저기 보이는 금빛의 천사도 빙빙 돌면서 종을 울린다. 종소리와 반짝이는 물체를 보고 있으니 기분이 좋아진다. 자는 척 눈을 감고 꼬리를 살짝 흔들어본다. 핫초코를 마시던 주인이 나를 보고 웃는다. 나도 웃음이 새어 나온다.
#고요함 #차분함 #푸른빛
낮잠을 자고 일어나니 밖엔 조용히 눈이 내린다.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사 온 꽃이 제법 유리 화병과 잘 어울리는 것 같아 뿌듯하다. 센터피스가 완성되었으니 조금씩 사 모았던 집 안의 작은 소품들을 주섬주섬 꺼내 크리스마스 테이블을 한껏 꾸며본다. 아끼던 플레이스 매트를 깔고, 냅킨은 트리 모양으로 접어보고, 다크 그린의 머그와 플레이트를 올려놓는다. 아, 조명이 빠질 수 없지. 작은 플라워팟 조명까지 추가하고 나니 그럴싸하다. 의자에 앉아 손님들을 기다리며 트리 대신 선택한 크리스마스 모빌을 바라본다. 서서히 돌아가는 모빌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차분해진다.
#회상 #마무리 #새로운시작
날이 너무 춥길래 집에 오는 길에 와인을 한 병 사서 멀드 와인을 만들었다. 선물포장을 하며 심드렁하던 아내도 툴 박스를 내려놓고 자리에 앉는다. 따뜻한 와인을 한 모금 넘기니 얼굴과 온몸에 발그레 온기가 돈다. 포터블 조명에서 새어 나오는 빛이 오늘따라 영롱하다. 아내와 나의 대화는 의식의 흐름대로 이어진다. 내년이면 또 한 살을 먹는구나. 올해는 뭘 했지? 흠, 곰곰이 생각해 보니 꽤 많은 일을 한 것 같다. 모든 것을 다 이루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행복했던 한 해였다고 마무리 짓는다. 아내는 내 뱃살이 자꾸 나온다며 잔소리를 시작한다. 내년엔 운동할 거라고 자신 있게 소리쳐본다. 아내는 믿지 못하는 눈치지만 꼭 성공할 거다.